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 본토 기업의 해외 상표 출원 건수가 급증하였으며, 단일 해외 국가에서의 상표 출원 수만 210만 건을 초과하여 이전 10년 대비 190만 건 이상 증가하였고, 증가율은 6.5배를 넘었습니다. 또한 최근 10년간 중국 본토 기업의 해외 상표 분쟁 사건 수는 5만 4천 건 이상으로, 이전 10년 대비 4만 9천 건 이상 증가하여 증가율이 8배를 넘었습니다.
근년 이래로 중국 본토 기업의 글로벌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갈수록 많은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구축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마다 법률 체계와 시장 경쟁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해외 상표 전략 수립과 권리 보호 과정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외 상표 보호 문제가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상표협회 상표 해외권리보호위원회는 <중국상표협회 회원기업 2024년도 국제 상표 모니터링 및 경보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을 기준 신청일로 하여 전 세계 196개국 및 지역을 대상으로 상표 국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협회 회원사 313개 기업 중 59개의 유명 기업 상표가 타인에 의해 선점(도용)된 기록이 있었으며, 연간 선점율은 19%인데, 이는 2023년의 38개 기업 대비 55% 증가한 수치입니다.
아울러 상표 선점 피해가 확인된 59개 유명 기업은 평균적으로 기업당 3.2건의 상표가 선점되었으며, 이는 2023년과 동일한 수치입니다. 이 중 34개 기업은 2건 이상의 선점 기록이 있었고, 이는 2023년의 20개 기업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2024년에 가장 많은 상표가 선점된 기업은 15건으로, 2023년의 19건보다 다소 감소했습니다. 나머지 25개 기업은 각 1건씩 상표가 선점되었으며, 이는 2023년의 18개 기업보다 증가한 수치입니다.
상표 선점은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가장 흔하면서도 도전적인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일부 기업은 해외 시장에 진입하기 전, 목표 시장에서 사전에 상표를 등록하지 않아 브랜드가 현지 기업이나 개인에 의해 악의적으로 선점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특히 ‘선출원주의’가 주류인 국가나 지역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또한, 해외에서 상표 선점이나 침해를 당했을 때 기업들은 고액의 변호사 비용, 높은 번역 비용, 긴 시간 소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국가마다 상표법 체계와 심사 기준이 달라 절차도 복잡하고, 문화적·언어적 장벽까지 겹쳐 기업들의 권리 보호 활동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해외 상표 선점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묶음 선점(배치 등록)’입니다. 상표 분야에는 대량으로 상표를 선점하고 그에 따라 권리를 주장하는 전문 상표 브로커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특정 업종의 수십 개에서 수백 개 기업의 상표를 한꺼번에 등록합니다. 이러한 상표 선점은 중국 기업이 제조한 정품이 오히려 ‘짝퉁’으로 오인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며, 기업이 상표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이들과의 어려운 협상이 불가피해집니다.
지금도 중국에서 상표를 선점당한 다수의 한국기업들을 대리하여 이의신청, 무효심판, 3년 불사용 취소심판 등 법률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저희들의 관점에서 보면, 세상은 돌고 돌아, 이제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외국판 “김광춘”을 만나 고생하고 있는 셈입니다.
출처: 중국지식재산권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