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사소송 1심 또는 2심 개정 심리에 있어서 소송 당사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여러 모로 많지만 실무 경험상 특히 다음과 같은 사항에 주의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 중요한 내용은 사전에 서면으로 작성하여 두세요.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도 개정 심리에 있어서 법관의 질문이나 상대방 당사자의 공격에 당장 구두상으로 대응하면 실수가 많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사실관계가 복잡한 사건의 심리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사항에 대한 답변이나 견해는 사전에 서면으로 준비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개정시간을 엄수하세요.
실무상에서 간혹 상대방 당사자가 지각하여 법관에게 야단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법관 1명 당 처리하는 사건의 수량이 엄청 많기에 법관의 하루 일정은 숨돌릴 틈도 없이 다망하고 스트레스도 상당히 많이 쌓입니다. 그런 와중에 소송당사자가 지각까지 하면 다음 재판 일정에도 영향을 주기에 법관은 짜증날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소송결과를 기대하려면 처음부터 법관에게 나쁜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상대방 당사자의 발언을 중단시키지 마세요.
법정에서 상대방 당사자가 발언할 때 그 발언을 중단시키면 법관으로부터 질책을 받게 됩니다. 법관은 각 당사자에게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에 자신의 견해를 밝히려고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방 당사자가 발언할 때는 일단 자세히 듣고 중요한 포인트를 메모하여 자신이 발언할 차례가 되면 차분히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박하면 됩니다.
넷째, 흥분하거나 화내지 마세요.
법정에서 상대방 당사자가 기가 막힐 정도로 엉뚱한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럴 때 흥분하거나 화를 내게 되면 법관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뿐만 아니라 대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여 잘 못된 답변이나 견해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우리측이 흥분하거나 화를 내지 않아도 법관은 총명한 사람이기에 상대방 당사자가 말도 안되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음을 내심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다섯째, 말하는 속도를 조절하세요.
법정에서 당사자나 그 변호사가 기관총 쏘듯이 말을 거침없이 빨리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서기관은 그렇게 빨리 기록할 수 없습니다. 중문은 한글에 비해 입력하는 속도가 평균적으로 엄청 느립니다. 이러한 경우 서기관은 당사자나 변호사의 발언 내용 중 자신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항만 선택적으로 기록하게 됩니다. 또한 법관은 개정 심리가 끝난 후 변론조서를 판결의 주요 근거서류로 봅니다. 따라서 말하는 속도를 적당히 조절하여 중점을 강조하면서 서기관이 해당 발언 내용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여섯째, 복잡하거나 중대한 문제는 당장에서 판단하지 마세요.
법정에서 법관이 질문한 중대한 사항에 대해 즉각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울 경우, 또는 상대방 당사자가 새롭게 제출한 증거가 복잡하여 즉시 견해를 발표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당장에서 답변하거나 발표하지 말고 추후 서면으로 제출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일곱째, 변론조서는 반드시 꼼꼼히 체크하고 서명하세요.
상술한 바와 같이 변론조서는 법관이 판결을 내림에 있어서 근거하는 중요한 서류의 하나입니다. 따라서 변론조서는 꼼꼼히 체크하고 자신의 발언 취지와 다르거나 누락된 부분이 있으면 당장에서 서기관에게 정정을 요청해야 합니다. 실무상에서 사실관계가 복잡한 사건일 경우, 당사자가 변론조서를 체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만 몇시간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변호사가 업무를 꼼꼼히 챙기는지 여부는 변론조서를 체크하는 자세로부터 알 수도 있습니다.